레트로 뉴트로 뜻 누구에게는 새로운 것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다양한 것을 추억하며 살아갑니다.
그때가 그리운 것인지, 그때의 내가 그리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찬란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가, 아빠가 된 내가 그리워하는 그때가 자녀에게는 난생처음 보는, 새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는 추억이고, 누구에게는 새로운 것.
우리는 이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게 부릅니다.
레트로, 좋았던 그때를 그리워하며
레트로(Retro)는 영어로 추억, 회상, 회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Retrospect'에서 따온 단어입니다.
레트로 뜻은 레트로를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가거나 그것을 본보기로 삼아 그대로 좇아 하려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 정리했습니다.
비슷한 말로는 한 때 자주 쓰이던 복고가 있습니다.
조금 더 과거에는 향수란 의미의 노스텔지어가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힘들 때 우리는 추억을 꺼내 먹는다.
저는 요즘 들어 무언가 잘 풀리는 것이 없어 고민이 많습니다.
퇴근길에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을 들으며 걸어도 고민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때는 잘됐는데, 그때는 잘했는데, 그때는 편했는데, 그때가 좋았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아마 이런 경험을 여러분도 한 번쯤 해 보았을 것 같은데요.
이처럼 우리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힘듦'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무의식적으로 옛 추억을 꺼내 보고 그때를 그리워합니다.
그때가 좋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그때도 좋지 않은 상황이 있었을 텐데, 우리는 왜 그때를 좋았던 시절로만 생각하는 것일까요?
이런 인간의 심리를 심리학에서는 '무드셀라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도피 심리로, 좋은 기억만 남겨 회상하고 나쁜 기억은 서둘러 지워버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레트로 열풍도 한참 사회가 힘들 시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국내 경제도 휘청거렸던 때 말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알음알음 여러 분야에서 레트로 현상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특정 세대 내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추억을 다른 세대와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레트로 현상은 이후 우리 사회의 소비 취향의 하나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습니다.
영화, 드라마, 음악, 패션, 식품, 전자 등 많은 분야에서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을 만들고, 마케팅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레트로 양식은 점차 시간이 흘러 그 시대를 기억하지도 못하거나, 느껴보지도 못한 세대에까지 퍼지게 되었습니다.
뉴트로, 우리에게 과거는 새로운 것!
뉴트로(Newtro)는 레트로(Retro)와 '새로운'이라는 뜻을 가진 New가 결합된 단어입니다.
뉴트로 뜻은 '과거의 문화나 풍습, 물건 따위를 새롭게 즐기는 일'인데요.
레트로와 비슷하지만, '새롭게'라는 단어가 추가되었습니다.
이처럼 뉴트로는 과거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과거의 새로움에 매력을 느끼고, 이를 재해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레트로와 뉴트로는 과거를 즐긴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즐기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레트로의 주체는 충분히 경험하여 추억거리를 많이 쌓은 중장년층인 반면, 뉴트로의 주체는 디지털에 익숙해 아날로그가 새롭게 느껴지는 청년층입니다.
또한, 레트로가 과거를 그대로 재현해 즐기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와 현대를 적절히 융합해 새로움을 즐깁니다.
쉬운 접근성, 색다른 감성
지금의 젊은 세대는 디지털이 주는 편리성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접하고, 이해한 세대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덕분에 젊은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과거, 그러니까 아날로그 문화에 접근하기 쉬워 졌습니다.
디지털 감성의 차가움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에게 아날로그 감성의 따뜻함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빠르게 변하는 일상 속에서 아날로그가 가진 특유의 감성, 이를테면 여유로움이나 느긋함, 단순함은 평소 느낄 수 없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스트리밍에서 벗어나 LP판과 턴테이블을 구입해 음악을 감상하고, 복잡한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고, 직접 주파수를 찾아 맞추는 라디오를 사용하는 등 젊은 세대는 기꺼이 아날로그의 '불편함'도 감수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감성이 일상에 더해 주는 '특별함'을 위해서라면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서로 경험과 방법은 다르지만, 함께 과거를 즐기고 있습니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함께 보며 부모 세대는 추억을, 자녀 세대는 신비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서로가 느낀 감정을 공유하며 세대 차이로 인한 간극이 줄어들고, 서로를 좀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레트로 & 뉴트로.
여러분은 지금 '언제'를 즐기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