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날을 '영상의 시대'라 부릅니다.
밥을 먹을 때, 씻을 때, 심지어 잠들기 직전에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영상 콘텐츠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더니, 이제는 '초' 단위의 콘텐츠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은 물론이고 평범한 직장인들, 혹은 중장년층까지! 국내를 넘어서 전 세계의 많은 사람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런 짧은 영상 콘텐츠인 '숏폼'을 만들고, 소비하며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습니다.
긴 호흡의 롱폼, 짧음의 숏폼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우리가 '영상'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들은 모두 영상이라는 공통점과 더불어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영상의 길이가 긴 '롱폼' 콘텐츠라는 것입니다.
평균적으로 한 시간 내외의 길이를 가지고 있는 롱폼 콘텐츠는 기존 영상 콘텐츠의 주류였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 우리는 TV나 모니터 등 커다란 디스플레이 앞이라는 특정한 공간에서만 영상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콘텐츠의 길이가 긴 탓에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다른 무언가를 동시에 하기란 힘들었죠.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변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문화인 '스낵 컬처'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웹소설이나 웹툰 같은 콘텐츠가 스낵 컬처의 대표 콘텐츠로 꼽히며, 짧게는 초 단위에서 길게는 10분까지 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 '숏폼' 콘텐츠 역시 스낵 컬처 대표적인 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정되어 있던 콘텐츠 소비 환경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유동적인 환경으로 변함에 따라 짧은 호흡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숏폼 콘텐츠가 트렌드로 떠오른 것입니다.
10분짜리 숏폼에서 15초짜리 숏폼으로
10분 내외의 수많은 콘텐츠가 등장했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기존에 브라운관이 가지고 있던 콘텐츠 소비자를 자신의 플랫폼으로 불러 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 방송 프로그램도 주요 장면만 쏙쏙 모아 10분짜리 하이라이트 영상을 업로드했고, 사람들은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만 모아 놓은 영상에 열광했습니다.
그 외에도 게임, 뉴스, 지식 등 다양한 콘텐츠가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고, 그 짧은 시간 속에 기승전결이 담겨 있는 '웹드라마'나 '웹예능' 같은 새로운 콘텐츠 형식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의 숏폼 콘텐츠의 영상 길이는 훨씬 더 짧아졌습니다.
무려 '15초'짜리 숏폼 콘텐츠가 등장해 큰 인기를 끌고 있죠.
짧은 숏폼 플랫폼, '틱톡'이 등장하면서 말입니다.
틱톡 이전에도 초 단위의 숏폼 플랫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틱톡만이 전달하는 강렬한 경험이 사람들을 매료시켰습니다.
매우 짧은 영상 길이로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고, 나의 취향에 맞춘 큐레이션 서비스, 앱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촬영 및 편집 기능 등으로 무장한 틱톡은 작년 9월에 전 세계에서 사용자 10억 명을 돌파하였습니다.
이에 유튜브와 SNS의 강자, 인스타그램도 초 단위 숏폼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쇼츠'와 '릴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숏폼 플랫폼이 등장하며 정말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챌린지' 처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틱톡, 인플루언서 중심의 릴스, 유튜버의 색다른 모습과 기존 콘텐츠의 컷편집이 돋보이는 쇼츠, 이렇게 세 플랫폼이 가진 특징이 또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숏폼 콘텐츠를 입맛대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짧아서 재미있고, 짧아서 쉽다.
이처럼 최근의 숏폼 콘텐츠 트랜드는 15초~1분 내외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세로 형태의 콘텐츠입니다.
예전의 영상 콘텐츠 소비 방식을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짧은 숏폼 콘텐츠가 최근 영상 콘텐츠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일까요?
모든 것은 '짧은 영상 길이'에서 시작합니다.
짧은 시간 내에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숏폼 콘텐츠에는 쓸데없는 장면이 없습니다.
시작부터 매력적이지 못하면 소비자는 그냥 한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쓱 넘겨 다음 콘텐츠로 넘어가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숏폼 콘텐츠는 콘텐츠의 핵심 내용만 전달합니다.
노래로 치면 바로 후렴구가 나오는 것이고, 소설로 치면 바로 절정 부분이 등장하는 것이죠.
그래서 소비자는 빠르게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재미를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주제도 흥미 위주의 가벼운 주제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감정을 누릴 수 있습니다.
출퇴근 중에, 잠깐 쉬는 시간에, 길을 걸으며 등 언제 어디서든지 말입니다.
게다가 숏폼 콘텐츠는 뛰어난 접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콘텐츠 제작도, 소비도 간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촬영하고, 플랫폼 내 편집 툴을 활용해 입맛대로 영상을 편집하고, 꾸밀 수 있으며 배경음악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저작권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소비는 더 쉽습니다.
세로 형태이기 때문에 별도의 조작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손가락으로 쓱 넘기면 다른 콘텐츠를 바로 소비할 수 있습니다.
길이도 매우 짧고, 핵심이 바로 등장하는 만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다음 콘텐츠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기존 영상 콘텐츠의 주류였던 롱폼 콘텐츠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PD나 감독이 전문 장비로 촬영하고, 편집했으며 등장인물이나 배경 역시 일반인이 쉽게 섭외할 수 없는 연예인, 대형 세트장, CG가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숏폼 콘텐츠는 다릅니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촬영하고, 편집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와 관련된 소통도 댓글이나 좋아요 등을 통해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이자 창작자이며, 동시에 배우이자 비평가도 될 수 있는 경험을 개인이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매력을 가진 숏폼 콘텐츠 새로운 소비 주체인 MZ 세대를 중심으로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그들에게 숏폼 콘텐츠는 '나'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아주 간편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틱톡 사용자의 약 60%가 MZ 세대이며, 그 중 40%가 10대일 정도로 젊은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의 한 어린 소녀가 틱톡에서 유행하던 챌린지에 참여하다 사망하는 등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일부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점이나 강렬하고 자극적인, 단편적인 정보만 콘텐츠에 빠져 정보 습득이나 소비 등에서 올바르지 못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 등 숏폼 콘텐츠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숏폼 콘텐츠의 전망은 밝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PD인 나영석 PD는 숏폼 예능 제작회에서 "요즘 예능 프로그램은 '대하드라마' 같다."며 숏폼 예능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스작을 알렸고, 그가 제작한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는 현재 약 4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롱폼 콘텐츠의 핵심 장면을 숏폼으로 편집하여 공유하고, 뉴스나 정보를 전달하는 콘텐츠도 숏폼 콘텐츠화하여 핵심 내용만 전달하며, 순간의 추억을 짧은 영상으로 촬영해 공유하는 등 일상의 공유 영역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짦음의 미학, 숏폼 콘텐츠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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